선운사에서
최영미
꽃이
피는 건 힘들어도
지는 건 잠깐이더군
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
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
아주 잠깐이더군
그대가 처음
내 속에 피어날때 처럼
잊는 것 또한 그렇게
순간이면 좋겠네
멀리서 웃는 그대여
산 넘어 가는 그대여
꽃이
지는 건 쉬워도
잊는 건 한참이더군
영영 한참이더군
서른, 잔치는 끝났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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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는 그만 두려다 못잊어 찾아왔지만
너무 늦게 왔다
한달 후에 또 이곳은 얼마나 예뻐질까
내맘은 언제나 선운사로 달려간다
사진을 잘 찍었음 좋겠다